2017/10/31

10/31 일간 그림




구한말의 조선인을 그려봤다.
20시 42분에 착수하여 11시 28분에 완수. 중간에 쉰 시간은 약 40분 밖에 없다. 총 작업시간 대략 2시간! 놀라운 집중력! 비율 정하는 것과 상의를 그리는 것은 꽤 쉬웠다. 하지만 하의의 바지 주름이나 명암을 살리는 것이 어려웠다. 지금 보고있으면서도 하의를 멋있게 표현하지 못한게 참 아쉽다. 저 바지가 갖고있는 묘한 이질감을 부각시켜 사이버펑크 세계의 기계-의족과 비슷한 모습을 선보이고 싶었다. 여백의 문제로 원본의 두 사람중 우의 한 사람밖에 그리지 못했다. 그 마저도 크기의 문제로 얼굴은 그리지 못했다. 얼굴을 그리는걸 시도해봤지만 내 두꺼운 연필과 지우개가 저 좁은 곳을 드나드는건 너무 쉽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전체적인 그림을 망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내일과 모레는 이 사람의 흉상과 좌의 다른 사람을 그릴 것이다. 펜으로 덧그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하는게 좋을까? 누군가에게 물어봐야겠다. 참고로 아래 사진은 선술한 바와 같은 이유로 얼굴 그리는데 자신이 없어서ㅋㅋ 얼굴 그리기 전에 미리 찍어둔 것. 머리카락까진 나쁘지 않았어. 수염 그려서 이상해졌지.

원본 사진은 Wilhelm burger라는 오스트리아의 사진가가 1869-1870 사이 일본과 그 일대 극동지역을 다니며 찍은 작품 중 한 장이고, 모델은 그렇게 우연히 찍힌 조선인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조선인들은 멋을 아는 사람들이라고 전해졌다. 맵시나게 입을줄 알고 민족적인 드레스코드로 순백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이름으로 백의 민족이라고도 부른다.
솔직히 헬조선이 어떻다고 한들 나는 이런 모습이 자랑스럽다. 빅-사이즈 품, 텍티컬한 호주머니, 전신을 덮는 백의白衣, 야로가 살아있는 눈, 그리고 사건을 기다리는 듯한 자세를 보라. 저 자가 1870년대에 모델 교육을 받았을 리 없으니 저건 본능이다. 우리는 저렇게 21세기 스트릿에 최적화 된 자를 조상으로 두고있는것이다.
그래서 그림 이름도 구한말의 스트릿스냅이라고 지었다. 실제로 스트릿 스냅인진 모르겠지만. 배경벽인걸 없는걸로 보아 정말 사진관에서 찍었을 지도 모르지만, 어떠한가 스트릿웨어를 그대로 입고있는 140년 전의 사람들인데 참작해줄만 하다고 본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이 그림이 실제로 한국에서 찍혔는지 지금으로서 확신할 수 없다는 부분이다. 작품 혹은 Wilhelm Burger에 관한 설명 어디에서도 조선을 방문했거나 저 사진이 조선인을 찍었다는 자료가 없다. 극동 지역과 그 일대를 돌아다녔다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원본 사진이 실려있는 사진첩은 1984 - Wilhelm Burger, Photographer의 이름이 붙어 이곳에서 살 수 있는다(놀랍게도 아직 안팔렸다! 나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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